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셰익스피어는 1564년 잉글랜드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1616년 사망하기까지 37편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특히 그의 위대함은 당시 천하게 여겨지던 영어로 작품을 썼다는 것이다. 그의 공로로 인하여 영문학의 위상은 높아졌으며 그 이후 계속적으로 영문학이 이어지면서 화려한 꽃을 피우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은 이미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으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의 초기작에 속하는 한여름 밤의 꿈은 희극으로 꿈과 환상이 가득한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셰익스피어는 본 작품을 포함하여 6편의 희극을 저술하였다고 한다.
작품의 등장인물을 커플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작품에는 세쌍의 커플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테세우스와 히폴리타, 라이샌더와 허미아, 그리고 드미트리우스와 헬레나이다. 첫번째 커플인 아테네의 공작인 테세우스와 그의 약혼녀 히폴리타의 결혼식을 위한 공연이 열리게 되었는데, 한바탕의 소동끝에 결국 세쌍이 같은 날 같은 공간에서 합동결혼식을 거행하게 된다. 두번째 커플인 라이샌더와 허미아는 허미아의 아버지인 이지우스의 반대에 직면하여 결국 도피를 결정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드미트리우스와 그를 사랑하는 헬레나, 그러나 드미트리우스는 헬레나가 아닌 허미아를 사랑한다. 그리하여 허미아가 라이샌더와 도망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허미아를 쫓아간다. 아이러니하게도 드미트리우스에게 라이샌더와 허미아의 도주를 알려준 사람이 바로 헬레나이다. 그녀는 왜 그런 어떻게 보면 어리석은 선택을 하였을까? 사랑에 빠져있으면 올바른 판단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드미트리우스가 현실을 자각하고 자신을 바라보기를 간절히 원하는 그녀의 무의식이 표출된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외에도 요정의 왕인 오베론과 요정의 여왕 티타니아가 등장한다. 오베론이 잠에 빠져있는 여인들의 눈에 마법의 즙을 넣도록 하는데, 그 마법의 즙의 효능이란 잠에서 깨어나 처음으로 보게 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랑의 장난이 시작되고 한바탕의 대소동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 마법의 즙은 진정 에로스의 화살을 떠오르게 한다.
나는 이 작품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결혼전에는 아버지의 소유, 결혼 후에는 남편의 소유로 인권이 무시되는 여성의 위치에 좀 씁쓸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는 그 당대의 시대적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리라. 그럼에도 셰익스피어는 그의 작품을 통해 당시의 가부장적인 제도에 순응하는 여성들이 아닌 자신을 주장하고 저항하는 주체적인 여성상(아버지의 권위에 대항하는 인물로서 허미아)을 그리고 있다. 물론 결국에는 결혼을 통해 다시 가부장적인 제도에 순응하여 들어가게 되지만 자유롭게 자신을 주장하는 여성들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모든 불화의 요소들은 결혼을 통하여 화해와 조화를 이루게 된다. 실제 꿈은 아니었지만 정말로 꿈 같은 한여름 밤을 숲이라는 공간 속에 몽환적이고도 마술적인 장면을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곳에는 오베론 왕과 티타니아 여왕을 시종 드는 요정들이 등장한다. 숲 속 요정들이라서 그 이름도 완두꽃, 거미줄, 티끌, 겨자씨이다. 드미트리우스의 욕망, 즉 헬레나가 아닌 허미아를 사랑하는 어긋난 욕망은 깨어져야 한다. 그리고 라이샌드의 꿈, 즉 실제로는 허미아를 사랑하지만 꿈에서는 헬레나를 좋아하는 것도 꿈이었기에 결국 깨어져야 한다. 한여름 밤의 꿈을 꾸고는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것을 말한다. 우리네 인생도 이처럼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것이 아닐까? 작품 속의 인물들처럼 나도 어긋난 것들을 욕망하고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있는 것은 아닐까?
삶은 꿈과 같다.
나는 언제 이 꿈에서 깨어나게 될까?
2018년 5월